[TOEIC] 토익성공사례 3 본문

영어문법 vs 토익

[TOEIC] 토익성공사례 3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2. 26. 17:47
TOEIC 900점 대에 도전하는 ‘아름다운 노익장’

TOEIC 게 섰거라, 아빠가 나가신다!


나는 대학에 다니는 두 아들과 TOEIC 점수 겨루기를 하는, 영어를 좋아하는 아빠이다. 내 두 아들은 수능을 막 치른, 듣기와 순발력으로 무장된 시쳇말로 ‘찍기’를 잘하는 신세대이고 나는 개인 사업을 하면서 영어에 관심이 많아 영자신문과 CNN, AFN 등 방송 매체를 꾸준히 접하고 있는 노익장이다.

내가 영어에 대해 구체적인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군대에서였다. 입대 후 어느 날 정문 보초를 서고 있는데 상사가 미국 헌병을 데리고 와서 허둥지둥 나에게 통역을 요구한 일이 있었다. 미숙한 문법과 회화 실력으로 어쩔 줄 몰라 쩔쩔매는 나를 보고 상사는 대학을 다니다 온 사람이 그 정도도 모르냐는 듯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 이후 나는 ‘어디 내가 얼마만큼 할 수 있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사법고시 등에서 TOEIC을 치르는 것을 보고 사회적으로 공식화된 시험이라는 생각이 들어 작년부터는 TOEIC으로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듣기 훈련에 집중하며 매월 TOEIC 시험 응시



우선 시험을 매월 봐서 점수가 나와야 도전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 작은 아들이 대학에 입학한 후 작년 겨울부터 일년 계획으로 매월 TOEIC 시험을 보고 있다. 그간 치른 여러 차례의 시험을 분석해 본 결과 800점 이상은 요령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문법과 어휘력, 듣기 능력, 독해 속도 등 근본적인 실력이 있어야 그에 비례해서 점수가 향상된다는 것을 느꼈다. 나처럼 옛날에 영어를 배운 사람은 기본적으로 어휘와 문법 실력은 갖추고 있지만 듣기 능력이 약하다. 그래서 우선 듣기 훈련에 좀더 초점을 맞추어 학습하기로 했다.

Part 1의 경우 실제 문장을 보면 정확한 어휘를 모르더라도 단번에 답을 알 수 있는 쉬운 문장처럼 보인다. 그러나 모르는 어휘가 유사발음, 연음(liaison)과 함께 스피커를 타고 흐르다 사라지면 당황하게 된다. 녹음 내용이 귀에 도착해도 정확한 뜻을 몰라 종합 사령탑인 뇌에서 동시 통역이 되지 않으면 문장의 뜻이 빨리 이해되지 않는다. 따라서 우선 어휘를 어느 정도 알아야 하며, live/leave와 같은 유사발음, knew/new와 같은 동음이의어(homophone)도 공부해야 한다. 또 ‘Look at the picture!’처럼 소리를 듣는 순간 심호흡을 하고 그림의 큰 덩어리를 집중 관찰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Part 2 및 3은 거의 네이티브 수준에 근접하는 빠른 속도이지만 80퍼센트 정도만 이해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이 경우는 연음이나 어휘력보다는 빠르게 들려오는 여러 문장을 뇌에서 신속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 그래서 나는 모의 테스트 중에서 틀린 문제나 운이 좋아 맞은 문제에 대해서 모르는 어휘, 숙어, 뜻 순서로 문장을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들었다. 문장을 이해한 다음에는 테이프에 녹음된 속도대로 큰 소리로 읽고 직접 녹음도 해 보았다. 그렇게 하다 보니 연음 처리나 영어의 리듬이 점차 익숙해지는 것 같았다. 네이티브들이 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 등 의미를 전달하는 부분을 강하게 읽고 나머지 단어는 대체로 약하게 읽는다는 사실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들은 내용을 내 목소리로 직접 녹음해 본 것이 나의 TOEIC 학습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



꾸준한 듣고 받아쓰기 연습으로 공포감 없애



Part 4는 수험생들이 공포를 느끼는 부분이다. 마치 축구의 논스톱 킥을 즐기듯 제시문을 귀로 들으면서 문제를 눈으로 읽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야 한다. 속도는 PART 2나 3보다 느리지만 날짜, 시간, 장소, 상황 등을 꼭 집어 파악해야 하고 난이도가 높은 문제의 경우는 반드시 핵심 어휘 및 전체 내용을 알아야 풀 수 있다. 나는 1분에 250단어까지 흐르는 FM 1 88.1mhz의 AFN 라디오 뉴스 중 AP Network 뉴스를 녹음한 후 시사성이 있는 부분을 디지털 어학기의 반복 기능을 이용해 열 번 이상 듣고 받아쓰기(dictation)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보며 공포감을 서서히 줄여 나갔다.

Part 5는 기초 문법과 어휘를 제대로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이다. 나는 confer(수여하다), defer(연기하다), infer(추론하다) 및 benefit(이익), profit(이윤)과 같이 철자가 비슷하면서 뜻이 다른 어휘를 최대한 정리해 암기하고, lucrative business에서와 같이 ‘lucrative(돈이 되는)’라는 뜻을 확실히 알아야 하는 어휘 등은 집에 칠판을 마련해 보이는 곳에 걸어 놓고 계속 주지시켰다. 알쏭달쏭한 문법 문제가 나오면 주말에 서점을 방문해 여러 책을 뒤져보면서 해당 부분에 대한 유명 저자의 설명을 비교해 보기도 했다. 마침 미국인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문법 문제에 관한 설명을 듣기도 했는데, 이들은 문법을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았어도 문법에 관한 뛰어난 감각이 있어서 실례를 들어가며 잘못된 것을 지적해 주었다. 미국인과 함께 오답을 확인하면서 질문하고 설명을 듣다 보니 회화와 문법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문법 문제를 무조건 많이 푸는 것도 좋지만 구와 절, 주어와 동사 등 문장의 원리를 이해하고, 나아가 스토리나 사설 등을 읽으면서도 그 문법 사항을 확인해 보는 태도도 필요하다. "He remained silent.(그는 조용하게 있었다.)"에서 silent 대신 silently를 쓰고 싶은 충동을 참아야 하고, "I’ll marry her.(나는 그녀와 결혼할 거야.)"에서와 같이 marry 다음에 with를 쓰고 싶은 충동을 참아야 하는 것이 우리말과 다른 영어만의 특징이다. 난 TOEIC에 잘 출제되는 단?복수, 가산?불가산 명사, 형용사와 부사, 자[타]동사 등을 확실히 이해하도록 노력했다. 구독하는 영자 신문에 따라오는 TOEIC 문제 풀이가 매우 도움이 되었다.



영자신문 구독하고 영영사전 적극 활용



Part 7은 ‘빨리 읽기’의 쾌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무역, 컴퓨터, 인터넷, e-mail 등 다루는 주제가 다양해 빠른 시간에 읽고 정보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았다. 제시문을 놓고 주요 단어 위주로 ‘스쳐 읽기’ 연습을 많이 하고, 제시문에 나오는 말을 문제 선택지에서 조금 형태를 바꿔 유사표현(paraphrasing)으로 사용하는 것도 눈여겨보았다. 하지만 제시문을 최소한 60퍼센트 이상 이해하지 못하고 찍는 문제는 대개 틀리는 것 같았다. 보통 Part 7은 시간이 모자라 못 푼다고 하는데, 미국 대학생의 독해 속도가 1분에 350-400단어라고 하니 우리는 그 절반 정도만 따라가면 되는 셈이다.

나는 지금도 <Herald Tribune>과 <Korea Herald> 영자신문을 구독하고 있고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Longman과 Macmillan 영영사전을 찾아본다. 영영사전을 많이 두려워하는데 2,500개 정도의 기본 어휘만 알면 어려운 단어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나는 이 달에도 900점 진입을 위해 도전하고 있다. 신세대에 비해 체력, 집중력, 순발력이 달릴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기성세대로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 평소에 열심히 공부한 모든 것을 최대한 발휘해 마라톤 선수처럼 TOEIC 시험 두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달리는 멋진 아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