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강사진 인터뷰 본문
비법은 없다, 반복하라” | |||||||
많은 한국 사람들은 영어를 두려워한다.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조차 영어로 말해야 할 | |||||||
자리에서는 자신의 전공을 숨긴다. 주눅들게 만드는 영어, 영어를 잘하는 ‘비법’은 없을까. | |||||||
토종 한국인으로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스타 영어강사 3명-문단열·이보영·이근철-에게 | |||||||
‘영어를 잘하는 방법’을 물어봤다. 이들은 어떻게 대답했을까. ‘비법은 없다’고 일침을 놓은 | |||||||
강사도 있었지만, 맥락을 잘 살펴보자. 자신에게 맞는 공부 노하우가 어딘가에 | |||||||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 |||||||
문단열 | |||||||
교육방송(EBS)에서 ‘잉글리시 카페’를 진행하고 있는 문씨의 수업은 일단 재미있다. 밴드의 | |||||||
반주에 맞춰 손으로 리듬을 타면서 문장을 익힌다. 간단한 표현같지만 여러가지 변형을 주면서 | |||||||
연습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끝날 때쯤이면 기본 문형을 90번 이상 반복하게 꾸며져 있다. | |||||||
지루하지 않도록 상황극, 그림 등이 다양하게 준비된다. 이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그가 | |||||||
전달하는 공부법의 핵심은 무엇일까. | |||||||
▲회화를 잘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 세 가지(3S)‥소리(Sound)·구조(Structure)· | |||||||
상황(Situation) 영어로 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이 세 가지를 갖추고 | |||||||
있지 못하다고 문씨는 말한다. 바꿔 말하면 이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영어가 입에서 | |||||||
나올 수 있다는 뜻임. | |||||||
첫번째 조건은 소리. 어떤 문장이나 단어건, 문법을 이해했든 못했든, 무조건 입으로 소리를 | |||||||
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소리를 직접 내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한다. | |||||||
두번째 조건은 구조. 말로 하는 문장의 구조를 이해해야 자신감이 생긴다. 문장의 구조(어순)를 | |||||||
알아야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구조는 머리로 외운 문법이 아닌 손짓, | |||||||
발짓을 해가며 ‘몸으로 익힌’ 어순이다. 문법책은 몸으로 어순을 익힌 후 헷갈리는 것들이 | |||||||
생길 때 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 |||||||
세번째 조건은 상황. 소리도 내봤고 어순도 아는데 말이 안나올 때가 있다. 그 표현을 지금 | |||||||
상황에서 써도 되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이다. 언어를 쓸 수 있는 상황을 익히지 않고 문장만 | |||||||
외우면 이같은 결과가 생긴다. 상황그림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최종적으로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 |||||||
▲영어 잘하는 사람의 공통 습관‥상대방을 상상하면서 연습하기 | |||||||
문단열씨는 “언어는 머릿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속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 |||||||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은 무의식 중이라도 상대방을 상상하며 말하는 연습을 해왔을 것”이라고 | |||||||
말했다. 말을 하는 것은 그 말을 받아줄 주체가 있을 때 필요한 것이므로, 한 문장이라도 상대가 | |||||||
앞에 있다고 생각하며 말을 하라고 권한다. 그렇게 하면 말도 중얼거리게 되고 상황그림도 | |||||||
그려지면서 어순에 대한 집념도 생겨서 소리, 구조, 상황이 모두 해결된다는 것. | |||||||
이보영 | ![]() | ^--^; | |||||
EBS ‘모닝스페셜’을 8년째 인기리에 진행하고 있는 이보영씨는 ‘기본에 충실한, 꾸준한 공부’를 | |||||||
강조한다.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다보면 “이 단어는 ○월○일 찾아본 적이 있네요 | |||||||
” “그 표현은 지난번 ○○내용할 때 나왔던 단어였죠?”하는 식의 말을 종종 들을 수 있다. 궁금한 | |||||||
점은 외국인 진행자에게 즉석에서 질문한다. 끊임없이 공부하려는 자세를 스스로 보여주는 | |||||||
것만으로 듣는 사람에게 공부 의욕을 불러일으켜 주는 그가 학습 노하우를 들려주었다. | |||||||
▲영어를 잘하는 비법은 없다. 오직 반복·훈련·강화·집중뿐!‥이씨는 “영어공부에는 비법이 | |||||||
없다는 걸 나 자신이 잘 알고 있다”면서 “무조건 반복해서 훈련하면 실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 |||||||
요약했다.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알 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찾는 것이다. 반복할 때 다양한 | |||||||
표현을 전략적으로 익히기 위해서 영한사전에서 찾아보고 다음에는 한영사전, 영영사전도 | |||||||
들춰본다. 동의어, 반의어도 알아보고 예문을 살펴본다. 읽기·쓰기·듣기·말하기를 별개로 보지 | |||||||
않고 닥치는 대로 따라 말하고 문장 구조도 분석해보고 손으로 써보기도 한다. | |||||||
▲문법과 어휘가 기본‥“영어를 잘하는 사람치고 문법 약한 사람 없고 많이 읽지 않은 사람이 | |||||||
없다”고 그는 강조한다. 한국 사람에게 영어는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모국어가 아닌 | |||||||
외국어이기 때문에 문법과 어휘를 알지 못하고 회화만 잘할 수는 없다.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 | |||||||
생활회화만 달달 외우면 단답형 대답은 할 수 있어도 응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 | |||||||
문법은 문장을 만들 수 있는 기본 규칙으로 중학교 1·2학년 수준의 문법을 알면 중급 실력은 | |||||||
갖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 |||||||
▲단계별 영어공부 방법‥초급부터 시작하는 영어공부 방법으로 이씨는 다음과 같은 | |||||||
절차를 소개했다. | |||||||
①왜 영어공부를 해야하는지 목적의식을 분명히 하라=막연한 생각을 버려라. 취직·승진·학업적 | |||||||
필요에 의한 구체적인 상황을 그리면서 시작하라. 또 혼자 공부하면 중간에 쉽게 포기하므로 | |||||||
같이 공부할 사람을 구하면 좋다. | |||||||
②1~2달 안에 문법책을 끝내라=문법을 빨리 훑어보는 게 필요하다. 책으로 익힐 수 있는 | |||||||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오래 공부해도 지치기 쉽다. 고리타분한 문법책보다, 문장 만드는 | |||||||
법을 설명하는 책을 골라 공부해야 한다. 문법책에 나오는 예문을 읽고 써보기를 반복하라. | |||||||
진도가 반쯤 나갔을 때부터 기초생활회화를 공부한다. 많이 따라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 |||||||
자신의 생활과 관계있는 상황을 놓고, ‘내가 이 상황에 놓인다면’ 하고 상상하며 따라하라. | |||||||
‘재미있게 영어공부한다’면서 처음부터 팝송이나 시트콤을 보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 | |||||||
영어에 대한 자신감은 아는 것이 있어야 생긴다. 처음부터 재미를 보겠다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라. | |||||||
③최종적으로 패턴을 익혀야 한다=항상 읽을거리를 갖고 다녀라. 모든 영어 교재의 기본은 | |||||||
읽기에 있다. 쉬운 내용이라도 하루 두세 문장만은 완벽히 익힌다고 생각하고 반복한다. | |||||||
‘날씨가 더워서 수영장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을 땐 ‘I wish~’ 또는 ‘I want~’란 구조를 | |||||||
떠올린다는 식으로 패턴을 생각하며 익혀야 한다. | |||||||
이근철 | ㅎㅎㅎ | ![]() | |||||
화려한 제스처와 발랄한 말솜씨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어강사 이근철씨의 영어공부법은 | |||||||
‘두뇌연상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인지체계를 자극해야 언어를 잘 습득할 수 있다는 | |||||||
것인데, 리듬·그림연상 등과 함께 제스처를 크게 하는 것이 인지체계를 최대한 자극할 수 | |||||||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영어를 잘할 수 있는 조건에는 네 가지가 있다. | |||||||
①필요한 만큼만 공부하자=이씨는 “정확한 목표가 없기 때문에 막연히 시간만 낭비하며 | |||||||
영어공부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내가 전화영어만 잘하면 되는지, 해외에서 물건만 잘사면 | |||||||
되는지 등 목적의식을 분명히 하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원어민 또는 동시통역자 | |||||||
수준이 돼야 영어를 잘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는 것. 발음과 문법이 정확할 때만 말로 | |||||||
하려고 해서 결국은 영어를 못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단 자신의 필요에 맞는 학습 | |||||||
목표를 이루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면서 “첫 단계가 가장 | |||||||
중요함”을 강조했다. | |||||||
②거울을 보며, 역겨울 정도로 오버액션하면서 연습하라=언어이론 가운데 과장된 제스처와 | |||||||
정확한 발음이 효과적인 언어습득을 가능하게 한다는 이론이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14년째 | |||||||
대학강의를 하면서 이 이론을 실감했다는 그는 거울을 보면서 동작을 크게 따라하면 시각 | |||||||
·청각적으로 자극이 되고 자신감도 생겨, 실제 회화에서 쉽게 말을 꺼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 |||||||
③영어의 핵심은 동사 100개, 부동사 100개, 문형 50개=2만~3만 단어가 수록된 어휘책을 놓고 | |||||||
공부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씨에 따르면 기본동사 100개, 전치사와 부사를 활용한 부동사 100개, | |||||||
문형 50개만 알면 웬만한 생활회화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stand’는 ‘서다’뿐 아니라 | |||||||
‘바람맞히다’ ‘참다’ ‘유효하다’ 등의 다양한 의미로 활용될 수 있다. 간단한 동사에 ‘up’이나 | |||||||
‘out’ 등의 전치사·부사를 활용해도 많은 표현을 할 수 있다. | |||||||
④문화코드가 중요하다=언어의 반(半)은 문화이기 때문에 영어문화의 기본 코드를 알지 못하면 | |||||||
말 실수를 할 수밖에 없다. 영어를 하는데 중요한 문화코드는 ▲개인공간(personal zone) 배려 | |||||||
▲눈을 마주보며 말하기 ▲약한 상하관계 구분. 이 세 가지 정도만 유념해도 예의에 어긋날 일이 | |||||||
줄어든다. 개인공간을 배려한다는 것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주쳤을 때, 슈퍼마켓 카운터에서 | |||||||
돈 낼 때 전혀 모르는 사람과도 인사를 나누는 것이 대표적이다. ‘너를 해칠 의사가 없다’를 | |||||||
의미하는 문화적 관습이다. 나이·결혼 여부 등 신상관련 질문을 하지 않는 것도 이에 포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