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 시험 4월 재검토 한다 본문
작년 하반기 6개월간 시민권 신청자 4% 감소
연방 이민부가 시민권시험 문제와 영어수준 등의 재검토 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호주 크리켓 영웅 도널드 브래드만 경에 관한 문제의 포함 여부를 놓고 이민장관이 자신의 발언을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크리스 에반스 이민장관은 지난 달 29일 ABC와의 인터뷰에서 브래드만 문제는 원래의 시험문제 구성에 있어서의 ‘정치적 개입’의 상징이라며 크리켓의 열렬한 팬인 존 하워드 전 총리의 입김을 비판했다.
에반스 장관은 “영어 문해 능력이 매우 낮거나 아예 없는 사람들에게 영어로 시험을 보라고 하고는 브래드만과 그의 크리켓 기록에 대해 물어보는 것은 고상한 일이긴 하지만 응시자들에겐 다소 난감한 일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는 브래드만 관련 문제가 시민권 취득을 위해 필수적인 지식이 아닌 사소한 스포츠 퀴즈의 일례라고 지적, 이러한 문제들과 또 호주 국기 첫 게양일 등 암기를 요하는 문제들은 재검토 과정에서 삭제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케빈 러드 총리는 채널7과의 인터뷰에서 “브래드만 문제를 제외하려는 어떠한 정부 계획도 아는 바 없다. 브래드만 문제는 유효 (safe)하다”고 강조했다.
러드 총리는 이어 노동당 정부가 존 하워드 정부가 도입한 시민권시험을 지지하고 이에 만족하고 있다면서 다만 시험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3개월 안에 재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러드 총리의 이같은 발언이 있자 에반스 장관은 1930년대의 가장 위대한 크리켓 선수가 누구냐고 묻고 보기로 브래드만을 포함하여 3명의 이름을 제시하고 있는 이 문제가 유효하며 이 문제를 재작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번복했다.
브래드만 관련 문제는 현재 샘플 문제로 공개돼 있으며 2백개 문제 중에서 20개 문제를 무작위 추출하여 제시하는 현행 시험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에반스 장관은 시민권시험 시행 6개월 후인 오는 4월에 재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하고 모든 출신 배경의 이민자들에게 공정하도록 더욱 적절한 문제들을 출제하는 등 시험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권시험에 요구되는 영어 수준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컴퓨터로 시험을 보는 것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민권시험의 영향으로 작년 하반기 6개월 동안 시민권을 신청한 사람은 4퍼센트 (3,557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